지문1"질문 있는 사람?" 선생님이 이렇게 물으면,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간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손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중학교 교실에서는 선생님이 몇 번을 물어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정적만 흐르는 일이 흔하다. 아는 것이 많아져서 물을 것이 없어진 걸까. 그렇지 않다. 틀린 질문을 했다가 친구들의 웃음을 살까 봐, '저것도 모르나' 하는 눈길을 받을까 봐 입을 다무는 것이다. 정답을 빠르게 골라내는 연습만 거듭하는 사이, 우리는 궁금한 것을 소리 내어 묻는 법을 조금씩 잊어 간다.
2질문이 중요한 첫 번째 까닭은, 질문을 해 봐야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일 때 우리는 흔히 '이건 다 안다'고 느낀다. 하지만 막상 "그럼 이게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해 볼래?"라는 물음을 받으면,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막히는지가 드러난다. 한 실험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문제로 만들어 풀어 본 학생들은 같은 시간 동안 교과서를 다시 읽기만 한 학생들보다 일주일 뒤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눈으로 다시 읽는 것보다 스스로 묻고 답을 떠올리는 편이 기억에 훨씬 오래 남았기 때문이다.
3두 번째 까닭은 우리가 사는 시대와 관련이 있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알려면 도서관에서 책을 뒤지거나 어른에게 물어야 했다. 지금은 검색창에 몇 글자만 넣거나 인공지능에게 한 줄만 물어도 답이 몇 초 만에 나온다. 그래서 답을 많이 외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특별한 능력이 되기 어렵다. 그러나 검색창도 인공지능도 스스로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무엇을 물을지, 어떤 문제가 풀어 볼 만한 문제인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 좋은 답을 찾는 힘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힘이 점점 더 귀해지는 까닭이다.
4그러니 질문은 모른다는 사실을 들키는 일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그냥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일이다. 오늘 수업에서 이해가 안 되어 그냥 넘어간 대목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공책 한쪽에 적어 두자. 그리고 그 물음을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또는 책과 인터넷에 던져 보자. 하루에 하나씩만 궁금한 것을 적고 물어도 한 학기가 지나면 백 개에 가까운 질문이 쌓인다. 답을 많이 가진 사람보다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배움의 주인이 된다.